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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신이 '='의 의미를 모두 안다고 생각한다면, 그건 착각일 수 있다

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=를 사용한다. 두 개의 대상이 같다는 뜻,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최근 수학계에서는 이 단순해 보이는 기호 하나가 컴퓨터에게는 가장 어려운 개념 중 하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.


수학자도 느슨하게 쓰는 '='

영국 의 수학자 교수 연구팀은 최근 논문 공개 사이트 에 의미심장한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.

버자드 교수는 를 컴퓨터 언어로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. 이미 1995년 가 증명한 정리를 수학 증명 검증 소프트웨어인 으로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다.

그런데 이 작업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이 등장했다. 바로 = 기호를 컴퓨터에게 이해시키는 문제였다.


같음은 하나가 아니다

사람에게는 너무나 명확한 식, 2 + 2 = 4. 하지만 ‘같다’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진다.

형태만 놓고 보면 ‘2+2’는 숫자 두 개와 기호 하나가 있는 구조이고, ‘4’는 숫자 하나일 뿐이다. 모양만 보면 둘은 전혀 같지 않다.

수학에서는 이런 식으로 같음을 여러 방식으로 정의한다. 대표적인 예가 위상수학이다.


도넛 = 커피잔?

위상수학에서는 도넛과 커피잔이 같다. 구멍을 찢거나 자르지 않고 찰흙처럼 변형했을 때 서로 변환 가능하면 같은 대상으로 본다.

이 기준에서는 도넛도 커피잔도 ‘구멍이 하나 있는 물체’이므로 동일하다. 하지만 일상적 의미나 다른 수학 분야에서는 이 둘은 전혀 다른 물체다.

즉, =는 절대적인 기호가 아니라 맥락의 산물이다.


집합도 마찬가지다

수리철학 연구자 최정담 작가는 {a, b, c}와 {1, 2, 3}이 ‘원소의 개수’만 본다면 같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.

어떤 수학자에게는 다름인 명제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같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.


컴퓨터에게 '='는 왜 어려운가

문제는 컴퓨터는 이런 맥락을 스스로 추론하지 못한다는 점이다. 수학자가 문맥을 이해하고 “여기서의 =는 이런 의미다”라고 명확히 지정해줘야만 한다.

버자드 교수는 과학 매체 와의 인터뷰에서 “현대 수학자들은 =를 상당히 느슨하게 사용하고 있다”고 말했다.


AI 시대, 수학이 마주할 현실

이 논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기호 논쟁 때문이 아니다. 현재 수학계는 인공지능이 추측을 제시하고, 인간과 함께 증명하는 시대를 기대하고 있다.

하지만 그 미래를 위해서는 컴퓨터가 수학을 인간 수준으로 이해해야 한다. 그리고 그 첫 관문이 바로 우리가 너무 쉽게 써온 =의 정확한 정의다.

버자드 교수의 문제 제기는 AI 시대의 수학이 얼마나 섬세한 개념 정리를 요구하는지 미리 보여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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